정부과제 제안서 제출기: 2026년 기후환경에너지부 전환 후 달라진 3가지

정부과제 제안서 마감 3일 전, 참여기관 한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기관장 인증 ID가 뭔지 모르겠는데요.” IRIS 원클릭 서비스로 재무제표를 연동해야 하는데, 담당자 레벨에서는 처리가 불가능한 항목이었습니다. 대표이사 출장 일정과 마감일이 겹치면서 서류 하나 때문에 컨소시엄 전체 제출이 위태로워진 순간이었죠. 결국 출장지에서 전화로 인증 절차를 안내해 가며 겨우 처리했지만, 등에 식은땀이 흘렀던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저는 이번에 2026년 1차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신규지원과제에 주관기관으로 정부과제 제안서를 제출했습니다. 4개 참여기관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진행했고, IRIS에 최종 등록을 마쳤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던 사업이 기후환경에너지부로 이관되면서, 적용 법령이 산업기술혁신촉진법에서 국가연구개발혁신법(혁신법)으로 바뀌었습니다. 절차가 완전히 다른 건 아니지만, 세부 운영 요령이 미세하게 달라진 부분들이 있고 시스템도 바뀌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접 겪은 것들을 정리합니다.

2026년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정부과제 제안서 공고 기후환경에너지부

▲ 2026년 제1차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신규지원과제 공고. 기후환경에너지부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KETEP) 공동 주관입니다.

한 가지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정부과제라고 해서 외부 제출만 준비하면 되는 게 아닙니다. 소속 기관 내부의 연구개발과제 제안 프로세스를 별도로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부 품의, 검토, 승인 절차가 외부 제출 일정과 겹쳐서 돌아가죠. 일이 두 배입니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외부 마감만 보다가 내부 일정에서 막히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정부과제 제안서 준비: 실제로 무엇이 바뀌었나

산업부 체계와 기후환경에너지부 체계가 어떻게 다른지, 사업설명회에서 공개된 공통 운영요령 비교 내용을 바탕으로 실무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만 정리했습니다. 이 중 일부는 정부과제 제안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직접 체감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항목 산업부 체계 (기존) 기후환경에너지부 체계 (현재) 영향도
적용 법령 산업기술혁신촉진법 (산촉법) 국가연구개발혁신법 (혁신법) 우선 적용 높음
연구기관 구분 주관 / 세부주관 / 참여 총괄주관 / 주관 / 공동 (세부주관 삭제) 높음
과제 유형 제한모집형, 복수형, 유연 컨소시엄 등 안전관리형, 혁신도전형, 통합형 높음
재무서류 제출 스캔 파일 직접 업로드 IRIS 원클릭 서비스로 외부 플랫폼 연동 중간
접수 시스템 GENIE (에기평 자체 시스템) IRIS (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 중간
특히 주의할 항목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세부주관”이라는 개념이 사라졌습니다. 컨소시엄 구성 시 역할과 명칭을 새 체계에 맞게 정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둘째, R&D 자율성트랙이 삭제됐고 유형 분류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이전 공고를 참고해서 유형을 판단하면 틀릴 수 있습니다. 셋째, IRIS 원클릭 서비스는 기관장 또는 대표의 인증 ID가 필요합니다. 담당자 레벨에서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므로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공고 구조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기평)이 RFP(제안요청서)를 공고하면, 이를 바탕으로 수행하고자 하는 기관이 제안서를 작성해 제출합니다. 주관기관 단독으로 할 수도 있고, 여러 기관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수행할 수도 있죠. RFP가 나오기 전에 에기평 PD와 기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과정이 있기도 합니다.

2026년 에너지기술개발사업 정부과제 제안서 추진 일정 타임라인

▲ 사업설명회에서 공개된 2026년 신규공고 추진 일정. 수요조사부터 최종 공고까지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출처: 2026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사업설명회)

이번 공고부터 달라진 점은, 주관 부처가 기후환경에너지부로 바뀌면서 적용 규정이 혁신법 체계로 전환됐다는 겁니다. 혁신법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1년부터 범부처 통합 적용을 추진해 온 법령으로, 연구비 사용 기준, 성과 관리, 보안 등 전반적인 운영 방식의 틀을 제시합니다. 기존에 산업부 사업에서 쓰던 세부 지침과 미세하게 다른 부분이 생기고, 특히 IRIS 시스템을 통한 접수 방식이 달라진 것이 체감상 가장 큰 변화였습니다.

에너지R&D 제규정 체계 비교 정부과제 제안서 관련

▲ 기존 산업기술혁신사업(산업부)과 새로 정비된 에너지기술개발사업(기후환경에너지부)의 규정 체계 비교. 적용 법령 기준이 달라졌습니다. (출처: 2026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사업설명회)

IRIS, 그리고 원클릭 서비스

IRIS(범부처통합연구지원시스템)는 각 부처와 전문기관별로 따로 운영하던 R&D 관리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한 플랫폼입니다. 과제 신청부터 평가, 협약, 관리까지 전 과정이 이 시스템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이번에 제출 서류 가운데 재무제표 등 기관 정보를 업로드하는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이전에는 서류를 직접 스캔해서 첨부하는 방식이었는데, 이제는 ‘원클릭 서비스’를 통해 국세청, 금융결제원 등 외부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직접 연동해 가져올 수 있습니다. 서류 위변조 가능성을 줄이고 제출을 간소화하는 취지이죠.

원클릭 서비스 연동과 일부 제출 항목은 기관장 또는 회사 대표의 인증 ID로 접속해야만 처리가 가능합니다. 담당자가 아무리 준비를 잘 해두었어도, 이 ID가 없거나 관리가 안 되어 있으면 마감 직전에 막힙니다. 연구 담당자와 기관 행정 사이에 이 부분이 명확하게 공유되어 있어야 합니다. 제출 전 최소 1주일 전에는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부과제 컨소시엄, 하나의 팀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과제를 진행하면 여러 기관이 함께 움직입니다. 이번에 저희는 주관기관을 포함해 총 5개 기관으로 구성했습니다. 정부과제 제안서를 제출하기 전까지 각 기관이 준비해야 할 서류, 입력해야 할 정보, 확인이 필요한 항목들을 공유하고 점검하는 과정이 반복되죠.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각 기관은 본업이 따로 있고, 과제 준비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과 인력이 다릅니다. 주관기관이 일정을 공지해도 참여기관의 진행 속도가 제각각입니다. 서류가 기한 안에 오더라도 내용이 부실한 경우가 있고, 아예 늦게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느 한 기관의 서류가 늦어지면 전체 일정이 밀리죠.

결국 귀찮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은 주관기관이 도맡아 하게 됩니다. 미완성된 사업계획서를 받아서 보완하고, 누락된 서류를 다시 요청하고, 형식이 맞지 않으면 직접 수정해서 올리는 일들입니다. 컨소시엄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실무의 무게는 주관기관 쪽으로 쏠립니다. 정부과제 제안서를 처음 주관기관으로 작성한다면 이 현실을 미리 알고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응 방법은 결국 하나입니다. 준비 항목을 기관별로 세분화해서 일찍 배분하고, 진행 상황을 주기적으로 확인하며, 늦어지는 부분은 빠르게 파악해서 독려하는 겁니다. 수정이 필요한 부분은 IRIS에서 수정 가능한 기간 안에 처리해야 하므로, 마감 며칠 전에 최종 점검 시간을 반드시 확보해 두어야 합니다.

회계 및 정산 실무자가 꼭 알아야 할 변경사항

공고문에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정부과제를 수행하는 기관의 회계 및 연구비 담당자 입장에서는 이쪽이 오히려 더 중요한 변화일 수 있습니다. 혁신법 전환으로 달라진 정산 및 연구비 관련 핵심 항목만 정리했습니다.

항목 산촉법 체계 (기존) 혁신법 체계 (현재) 실무 영향
평가 및 정산 주기 연차평가 + 연차정산 (매년 반복) 연차평가 및 정산 폐지, 단계평가 및 단계정산으로 전환 매우 높음
연구비 비목 구조 3비목 6세목 (직접비 / 간접비 / 위탁연구비) 2비목 8세목 (위탁연구비가 직접비로 흡수). 세목별 총액만 작성 매우 높음
외부전문기술활용비 한도 없음 직접비의 40% 이내로 상한 신설 높음
연구수당 계상 기준 기준 불명확 (인건비 + 학생인건비 + 미지급인건비)의 20% 이내 중간
제재 및 환수 방식 참여제한 및 환수금 선처분 + 제재부가금 후처분 모든 문제과제에 제재부가금 방식으로 전환. 최대 정부연구비의 5배 부과 가능 높음
연구비 사용기간 연차 종료일 기준 단계 및 최종 종료일 기준으로 변경 중간
실무자가 가장 많이 실수하는 2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연차정산이 폐지됐다고 방심하면 단계 말에 터집니다. 매년 연구비 집행 현황을 자체적으로 꼼꼼히 관리하지 않으면 단계 종료 직전에 한꺼번에 문제가 몰립니다. 둘째, 비목 구조가 바뀌었는데 예전 방식으로 예산을 짜면 반려됩니다. 위탁연구비가 직접비 안으로 흡수됐고 세목 체계 자체가 달라졌습니다. 공고문에 첨부된 최신 서식을 반드시 사용해야 합니다.

지금은 과도기입니다

혁신법 체계로의 전환은 이번 에너지기술개발사업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정부 R&D 전반에 걸쳐 진행 중인 변화입니다. 그런데 실무에서는 이 전환이 한꺼번에 깔끔하게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기존 지침의 잔재가 남아 있기도 하고, 새 체계에 맞게 업데이트되지 않은 매뉴얼이 돌아다니기도 하죠. 검색으로 찾아낸 정보가 이전 사업 기준인 경우가 많은 이유입니다.

에너지기술개발사업 공통 운영요령 정부과제 제안서 변경사항 비교표

▲ 공통 운영요령의 주요 변경사항. 과제유형, 평가 기준 등 실무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항목들이 바뀌었습니다. (출처: 2026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사업설명회)

다행인 점은, 기후환경에너지부로 전담 부서가 바뀐 이후 에기평에서 이번 신규 공고에 맞춰 사업설명회를 열어줬다는 겁니다. 달라진 절차와 유의사항을 직접 안내해 주는 자리였는데, 이런 자리가 있을 때는 반드시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고문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실무적인 맥락을 얻을 수 있고, 담당자에게 직접 질문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판단이 서지 않는 부분은 이런 자리나 에기평 담당자에게 직접 문의하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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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과제 제안서 제출 전 현장 체크리스트

직접 겪으면서 정리한 항목들입니다. 정부과제 제안서를 처음 준비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 공고문에 명시된 적용 법령 확인 (혁신법 vs 기존 산업기술혁신법)
  • IRIS 접속 계정 및 기관장 인증 ID 사전 준비
  • 원클릭 서비스 연동 가능 여부 기관 내 확인
  • 컨소시엄 구성 시 참여기관별 준비 항목 조기 배분
  • 수정 가능 기간 내 최종 검토 일정 확보
  • 비목 구조 변경 여부 확인 후 최신 서식으로 예산 편성
  • 내부 품의 및 승인 절차 일정을 외부 마감일 역산으로 수립

현재는 IRIS에 등록을 마친 상태로, 다음 단계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정부과제 선정 결과와 이후 협약 과정에 대해서도 정리할 기회가 생기면 이어서 공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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